충격적이게도 새해 첫 러닝이다. 미국 다녀오고 나서 러닝을 해보려 했건만, 나름의 핑계를 대자면 오자마자 강추위가 반겨서 그 날씨에 뛴다면 손과 얼굴이 모두 얼어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평상시에 오른쪽 무릎도 살짝 우리했어서 뛰는 것이 살짝 꺼려졌다. 더군다나 날도 추운데 뛰면 안그래도 경직된 신체기관이 다치기 쉬울 것 같아.. (이상 핑계 끝). 사실 핑계고, 미국에서 이제 한국돌아가서 바로 러닝하고 싶어서 많은 겨울용 러닝옷을 구비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지 못한 내 자신을 매우 반성한다.
그간 식사패턴도 많이 망가지고(야식과 술을 많이 먹음). 운동도 안 하고 지냈으니 살이 불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1월부터는 이렇게 뒀다간 몸이 더 불어오를 것 같아 가끔 배부를 때 산책이라도 해주었다. 오늘도 햄버거 먹고 배가 불러서 간단히 산책하려 나갔는데, 갑자기 달리고 싶어서 5km 정도만 뛰려고 냅다 뛰어버렸다. 그런데 오랜만에 뛰어 몸이 무거운 걸 직감했다. 정강이와 종아리가 뛰면 뛸 수록 무거워졌고, 안그래도 한의원에서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다고 조심하라 했는데, 오늘 뛰어버렸는데 이제는 왼쪽 무릎까지 통증이 올라왔다. 정말 비상이다. 그래도 뭔가 이상한 집념은 있어서 5km 정도는 못 뛰더라도 3km 만 한 번 뛰어보자 해서 뛰어보았다. 별로 기록에 집착하고 싶지는 않지만, 뭔가 많이 처참해진 기록이었다. 군대에 있었을 때는 13분까지 기록이 나왔는데 엄청 많이 늦은 기록이 나왔으니 안타깝기만 했다. 그래도 뭐 어떡하랴. 그간 내 행적이 모두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 생각한다. 꾸준히 운동했어야했는데,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그만둬버렸다. 그리고 거의 불구 상태가 된 무릎도 이대로 두고 싶진 않다. 물론 다른 질환인 건 잘 안다. 그래도 운동으로 생긴 통증은 운동으로 풀어주고 싶은 강력한 욕구가 있어서, 느린 페이스로라도 어떻게 해서든 해결하고 싶다. 앞으로도 달릴 일이 많을텐데 여기서 러닝을 고작 무릎 하나의 이유만으로 그만두고싶진 않다. 다시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시작해서 뱃살 집어넣을 수 있도록 하자.
다시 체중감량이 간절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자. 지금 너무나도 편한 환경에서 먹고 잘 수 있는 이 환경에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자. 다시 헝그리 정신으로 돌아가!